그냥 위로

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사람이 어른이기 때문이다. 아마도 그는 어렸을 적엔 위태위태하게 날이 서 감정에 격하게 반응했을, 꽤나 치기어리거나 혹은 몹시 수줍은, 내가 모르는 어떤 소년이었을게다. 그치만 세월이 흘러 한때 시퍼렇게 날 섰을 그 어딘가가 둥글게 둥글게 다듬어진 모습이 내가 아는 그의 모습이고, 그걸 보는 게 좋다. 어른인 그는 무언가 좋거나 나쁜 일이 있을 때 그 감정을 어줍짢게 숨기거나 과장하려 하지 않고 가감없이 솔직하게 반응한다. 그 반응은 솔직하지만 그 안의 어떤 필터를 거쳐서 나오는 듯 수이 누그러뜨릴 수 있어 얇은 천 한 장으로도 너끈히 덮을 수 있을 만큼 숨이 죽어 있다. 어떤 감정이든지 내 안에서 터져나오기 시작하면 물고기가 물 밖에서 펄떡펄떡 뛰듯 나를 격렬히 뒤덮어 비린내 풀풀 풍기는 생 날 것인 나의 감정과는 참 다르다. 아마 나도 나이가 들면 저렇게 누그러지겠지, 하고 그 사람을 바라본다. 그리고 어른인 모습을 한 그 사람 안에 아직도 있을, 조금은 나와 비슷할 어떤 작고 수줍은 소년이 참 사랑스럽다.

by 냥냥양 | 2008/04/24 22:45 |  헤드라이트 강물 | 트랙백 | 덧글(8)

트랙백 주소 : http://citylights.egloos.com/tb/4314448
☞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(트랙백 보내기) [도움말]
Commented at 2008/04/24 23:02
비공개 덧글입니다.
Commented by 라엣 at 2008/04/25 01:17
어른...인 것이군요.
(나는 언제쯤 어른이 될까나)
Commented at 2008/04/25 15:42
비공개 덧글입니다.
Commented at 2008/04/26 08:52
비공개 덧글입니다.
Commented by 앨리 at 2008/04/27 14:40
...그냥 나도 이 글에 코멘트 하고 싶었어-ㅅ-
Commented by posh at 2008/05/10 01:07
맞아요. 전 20대의 신체에 사실.....40대의 정신을 가진 남자가 좋겠군요 ㅋㅋ
정말이요!
Commented by 냥냥양 at 2008/05/12 00:20
비공개_ 정말로요? :)

라엣_ 그쵸 전 언제쯤 어른이 -.-;;;

비공개ㅅ_ 으잉. 문자도 해줬었는데 고마워. 나 요즘 제대로 답문 못하고 다녀 ....

비공개ㅍ_ 제.. 제가 애어른이라니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말씀이십니다... ㅍ님. 공부하세요!(-ㅂ-)

앨리_ 아하하. 은전 하나인가 뭔가 그거 생각난다. 귀엽기는 ;)

posh_ 악 좋잖아요 ㅋㅋㅋㅋㅋ 정말.. 저두요!
Commented by ●●● at 2008/07/21 11:06
크아아아... 저도 이래서 어른이 좋아요.

:         :

:

비공개 덧글

◀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▶